시끌별 녀석들 - 온리 유

うる星やつら Only You
평범한 이야기를 비범한 덕후 감독이 만들면 이렇게 된다!

감독 : 오시이 마모루 - 1983년 작

우선 이 극장판 애니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평범이 <시끌별 녀석들>의 평범인 만큼 우주규모로 천방지축 날아다니긴 합니다만(…) 이야기는 단순하고 전형적이어서, 결국 주인공인 모로보시 아타루에게 우주 규모로 여난이 닥치고 여자가 꼬이고, 분노한 정실부인 라무가 아타루를 억지로 되찾아 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저는 후속작이자 난해하기로 유명한 뷰티풀 드리머를 먼저 봐서 그런지 김빠질 정도로 평범한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애니에서 인상적인 건 이야기가 아니라 감독의 덕후혼이니(…)


길군요...

아타루는 까야 제 맛

내용은 모로보시 아타루의 친구들에게 갑자기 청첩장이 배달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아타루가 에루라는 정체불명의 인물과 결혼한다는 내용이죠. 물론 학교는 뒤집어지고, “라무는 어떻할거냐!”며 메가네 패거리들은 아타루를 고문합니다. 아타루를 좋아하는 두 여자 – 시노부와 라무도 얀데레화 되어 아타루를 다그치죠. 에루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아타루로서는 억울한 노릇입니다. 그때 하늘에서 에루의 전령인 UFO가 날아와 아타루가 11년전에 에루와 결혼약속을 했었고, 결혼식을 위해 내일 다시 데리러 올 것이라고 알려줍니다. 약혼녀의 얼굴도 모르면서 예쁘다니까 그저 실실대는 아타루가 참 인상적이죠(…)
아타루는 실실대지, 무기인 전격은 먹히지도 않지. 라무는 상심하지만, 친구들의 조언에 따라 다시 힘을 얻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했죠. 먼저 결혼해 버리면 되잖아!(…)
결국 라무는 아타루와 시부모, 그리고 하객들을 UFO로 납치해서 고향 별로 향합니다.
그리고 신랑을 빼앗긴 에루의 별 함대와 라무의 도깨비 별 함대가 조우하는데…

감독은 <공각기동대>로 유명해지는 오시이 마모루. 뼛속까지 밀덕인 그는 밀리터리와는아무리 생각해도 몇 광년 떨어진 이 작품에 자기 취향을 떡칠 해놓습니다(ㅡㅡ)
초반에 별 의미 없이 등장하는 멘도네 집안 독일군(…)들로 시작해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분위기의 도깨비 별 군인들
라무는 왜 쓸데없이 리얼한 우주 전투기(라…라ㅍ?!)를 조종해야했을까요(…)
어느 평범한 러브 코메디 애니의 배경.jpg

원작자인 타카하시 루미코 선생이 오시이 판 <시끌별 녀석들>을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절절히 이해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밀덕 작렬 그 너머를 생각할 만한 부분도 있습니다.
라무네 도깨비 별과 에루네 별의 함대전이 벌어졌을 때, 감독 자신을 투영한 밀덕 캐릭터인 메가네와 일반인 시노부 사이의 이 대화는 의미심장합니다.
인류 최악의 악덕인 전쟁을 동경하는 밀덕의 딜레마랄까요(…)

이런 감독의 센스과잉 말고도, 이야기와 스케일이 걸맞지 않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감독이 추구한 것은 7-80년대풍의 스페이스 오페라 대서사시인데, 거기에 담기는 이야기가 전형적인 타카하시 루미코 류의 애정코믹난장물(?)이라 워낙 소소하거든요. 하지만 배경 스케일을 크게 잡은 덕에 주인공들이 난장판 벌이는 것 하나는 시원스럽습니다. 그리고 러브 코미디의 주인공 주제에 하는 짓은 독자의 감정이입은커녕 이해불능 막장의 끝을 달리는 아타루를 가지고도 설득력 있는 사랑이야기를 짜낸 것도 확실히 대단합니다.

대체적으로 평가는 B
좋았던 점은, <시끌별 녀석>들 특유의 난장판.
추천도는 A-
일반인에게 추천하면, …뭐라고할지 정말 궁금하군요. 상상도 할 수 없네요(…)

정도의 작품이 되겠습니다.

ps. 시리즈의 다른 작품도 그렇지만 멘도가 상식인 파트라는게 격하게 마음이 안 듭니다(…)

닫습니다


그림을 더 봅니다


얀데레화.
전격을 쓰는 라무
라무에 의해 납치되는 하객들(...)
사쿠라 누님의 이런 표정은 흔히 볼 수 없죠.
감독님, 자캐 관리점(...)
가장 루믹스러운 장면이랄까요...
괴력 시노부... 귀엽죠ㅠㅠ
여러분... 모에의 역사는 깊고 깊습니다.
닫습니다




덧글

  • 매드캣 2011/06/01 16:37 # 답글

    이게 코믹을 읽어보면 정말 토나오게 재미가 없거든요. 그림체도 그렇고(아아 루미코 여사도 이런시절이 있었구나)...
    그런데 애니를 보면... 꽤 볼만하단 말이지요.
  • 함월 2011/06/01 18:44 #

    저는 코믹도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초반 뿐이지만) 확실히 개그 코드가 엄청 낡았죠.
    애니에서는 그런게 많이 사라지는데, 확실히 오시이 감독의 가호가 있었던 듯 합니다.
  • JOSH 2011/06/01 19:25 # 답글

    저는 원작도 TV판애니도 극장판애니도 아주 좋았습니다.

    이 극장판 1편의 내용은 뭐 뻔한 우르세이야츠라의 소동인데,
    엔딩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그래서 다른 어떤 에피소드들 보다 더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 함월 2011/06/01 23:05 #

    감독이 자기 취향 지를건 다 지르면서도 챙길건 다 챙겨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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